모노폴리 게임, 부자, 그리고 “받을 만해서 받았다”는 감각. 이 셋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진행한 어느 실험의 소재라는 점이에요. 결과가 정해진 모노폴리 게임 하나가, 충분한 성공을 손에 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드러내 주었거든요.
실험
연구진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모아 모노폴리 게임을 하게 했어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주사위를 굴려 한 명을 무작위로 '부자' 플레이어로 정하고, 나머지는 자동으로 '가난한' 플레이어가 되었죠. 부자 플레이어에게는 몇 가지 특혜가 주어졌어요. 시작 자금이 두 배였고, 주사위를 두 개 굴릴 수 있었고, 보드를 한 바퀴 돌 때마다 가난한 플레이어보다 두 배 많은 돈을 받았어요.
이렇게 기울어진 게임에서 가난한 플레이어가 이길 확률은 약 1,000분의 1로 추정됐어요. 그러니까 엄청난 행운이 따르거나 부자 플레이어가 게임에 완전히 흥미를 잃지 않는 한, 부자 플레이어의 승리는 정해진 셈이었죠.
게임이 끝난 뒤
이 게임은 여러 그룹을 대상으로 반복해서 진행됐고, 모든 판은 연구진의 개입 없이 흘러갔어요. 그리고 모든 경우에 특혜를 받은 플레이어가 승리했죠.
게임이 끝난 뒤 모든 참가자를 인터뷰했어요. 특혜를 받은 '부자' 플레이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승리를 뛰어난 전략 덕분이라고 설명했고, 이길 만해서 이겼다고 결론지었어요. 반면 가난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플레이 방식을 탓하며 이길 자격이 없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흥미로운 점은 이긴 쪽도 진 쪽도 불공평했던 출발선을 떠올리거나 언급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연구진에 따르면 이 결과는 인지행동치료(CBT)의 중요한 전제 하나를 확인해 주었어요.
그 전제
이 전제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있는 자리가 온전히 능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형편이 좋을 때든 나쁠 때든 똑같이요. 성공한 창업자는 그 성공이 모두 자기 선택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모든 사람의 출발선이 똑같았을까요?
만약 그 창업자가 부유한 집안 출신이고 사업에 쏟아부을 자원이 무한했다고 하면, 그 성공은 어떻게 달리 보일까요? 반대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한 푼 한 푼 아껴가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면요?
남는 이야기
이 기울어진 모노폴리 게임과 자기 성찰의 힘을 빌려 우리 자신의 성취를 들여다볼 수 있어요. 지금의 결과에 내 선택은 얼마나 기여했을까요? 나의 출발선은 어디였을까요?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려는 태도는 정말 좋은 자질이에요. 하지만 반대로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는 마세요.
'항상' 우리 탓인 건 아니에요. 세상도 제 몫의 역할을 하니까요. 아주 작은 걸음이라도 소중히 여겨 주세요. 특히 그게 대부분 스스로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면요. 반대로 성공하는 과정에서 받은 도움과 누린 이점도 인정해 주세요. 결국 중요한 건, 성공했든 아니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일이에요. 삶은 좋은 패를 쥐는 것보다 훨씬 넓은 것이니까요.

